제 생일선물은 돈으로 주세요🎵 (2017.12.1~2017.12.25)

안녕하세요 황지연 입니다.
여러분의 친구, 언니, 누나, 제자, 가족, 지인 또는 다리 건너 아는 그 사람입니다. 주는 사람은 생각도 안했는데 갑자기 생일선물을 그것도 돈으로 달라니 조금 우스운 첫마디이긴 하지만 시간이 되신다면 잠시만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1년에 한번 돌아오는 제 생일은 12월 23일입니다. 조금 부끄럽지만 저는 제 생일이랑 크리스마스이브, 크리스마스가 붙어있는 12월을 너무 좋아해서 12월 1일부터 신나버리는 병(?)이 있어요… 생일이 다가올수록 주변에서 슬슬 “(니가 말한다고 사주진 않을건데 물어만 볼게) 모쥬까?” 같은 말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한…두..어명정도.. 손꾸락) 저는 받는 걸 좋아하는 보통 사람이라서 선물 참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 당장 제가 필요하거나 갖고 싶은 것들이 없더라구요.
그러다 뜬금없지만 생일이 기부가 되는 모금함 ‘비카인드’ 가 떠올랐습니다. 광고학과에서 수많은 피피티를 만들고 수많은 발표를 하면서 만났던 제 발표 주제 중 하나인 비카인드는 누구나 쉽게 모금함을 만들고 기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온라인 생일 모금 기부 플랫폼’입니다.

원하는 금액을 기부할 수 있고 영수증도 물론 나옵니다.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니 혹시 이상한 다단계는 아닐까, 종교에 빠졌나, 뭘 잘못 먹은 건 아닐까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혀 아닙니다😂 주소: 이런걸 한 재단입니다.) 그러니까, 비카인드는 생일선물에 정말 마음만 담는 아주 물질적이고(사악) 생산적인 선물 방법입니다. 대학 졸업 전에 한번쯤 꼭 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발표를 했었는데 왠지 이번 년도가 그 차례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 생일이 다른 사람에게도 선물이 될 수 있다니 왠지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제 스물 둘, 2017년은 아주 평범하고 조용하게 그리고 기분 좋게 지났습니다. 어떤 큰 심적인 변화도 엄청나게 기쁜 일도 엄청나게 슬픈 일도 없었지만, 크게 나쁜 일이 없었고 좋은 일은 많았으며 고마운 사람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제 생일은 정말 별 의미 없는 날이지만 이번 년도 초에 스스로와 약속했던 작은 것들을 모두 지켜내서 저에게만은 뿌듯한 생일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이런게 처음이라서 어색하고 뭐라 말을 적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큰 목표나 꿈 같은건 정말 없고 그냥 제가 이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거라 금액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뭔가 저에게 ‘오다 주웠다’는 말씀을 해 주실 계획이 있으셨다면 누구든 상관 없습니다!.!

겨울이지만 언제나 따뜻함이 있는 즐거운 제 생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행복이, 선물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조금 부끄럽지만 소심하게 한번 적어봅니다. 저 제 생일 ‘선물’ 하고 싶습니다. 스물 두 살 제 생일선물은 돈으로 주세요! (파워당당)

+ 쓰다 보니 뭔가 발표 플로우가 된 것 같아 (구 광학러의 오분스피치병+내글구려병) 역시 얼른 휴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보신 모든 분들 따뜻한 연말, 기분 좋은 새해 되세요!

이번 한 해도 정말 감사했습니다:)